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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대연합을 현실적 집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진보신당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고민해야 한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하며 던진 화두는 결국 '진보의 재구성'이다. "진보대연합을 통해 새로운 진보 대안정당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시대의 요구이자 민심"이라는 게 심 전 대표의 주장이다.
6.2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직을 끝까지 '사수'했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노 대표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독자 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심 전 대표는 외부와 연합을 통한 진보의 외연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고 정리하면 무리한 요약일까?
심상정은 "진보대연합이 민심"... 노회찬은 "독자적인 진보 대중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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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진보신당의 두 핵심축이자 현실의 한국 진보정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노-심'은 같으면서도 다른 진보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둘은 민주당과 1대1로 맞설 수 있는 힘 있는 진보정당을 키워 2012년 집권해야 한다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 이르는 길, 즉 방법이 다르다. 6·2지방선거에서 '노-심'이 다른 길을 간 것처럼 말이다.
전날 노회찬 대표에 이어 15일엔 심상정 전 대표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를 찾아 진보정치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사회를 맡았고, 심 전 대표의 육성은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심 전 대표 역시 노 대표처럼 "책임", "미안함" 등의 표현을 자주 썼다. 선거에서 완주한 노회찬은 "여당 후보를 꺾지 못해 책임을 느끼고", 중도에 사퇴한 심상정은 "당원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현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 진보정치를 압박하는 갑갑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심 전 대표는 "패장은 원래 고통스러운 법"이라며 생중계 내내 작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미안한 심정을 밝힐 때는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진보대연합 등 연합정치를 주장할 때는 단호했다. 심 대표는 무엇보다 진보대연합을 위해 "노무현 시대의 공과 계승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시대의 성과와 한계 계승해야"... 국민참여당과도 연대 가능성 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쓴 <진보의 미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자신을 딛고 진보로 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 진보신당도 이제는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노무현 시대의 성과와 한계를 적극적으로 계승해야 한다. 민주노동당과도 '더 이상 함께 못한다'고 하면 안 된다. 과거에 (시선을) 고정시키지 않고 변화를 주목하고 또 끌어내야 한다. (그들과)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열어가려는 적극적인 정치 실천이 필요하고, 그럴 때만이 명실상부한 진보정당의 길로 갈 수 있다."
과거에 분당을 하고 헤어진 민주노동당은 물론이고 '친노그룹'인 국민참여당과도 적극적으로 연합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진보정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누구와 함께하느냐'는 두 번째 과제이고 '왜, 무엇을 함께 하느냐'가 먼저다"라고 밝힌 노회찬 대표의 견해와는 강조점이 다르다.
심 대표는 "진보신당의 목표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혁신적인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것이었는데, 여전히 정체돼 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목표에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리더십의 한계지만, 진보·혁신에 대한 안이한 자세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 전 대표는 "진보대연합을 통한 새로운 대안정당 건설은 지금 한국 사회의 보편적 요구가 됐다"며 "진보신당 내부로 갇히거나 민주노동당과 재편하는 문제로만 협소하게 보지 말고, 시대의 요구를 똑바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심 전 대표는 "이명박 정권을 제대로 극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10년 민주개혁 집권 세력의 성과와 한계 역시 온전히 소화해야 한다"며 "시민사회 진영까지 적극적으로 융합하는 연합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전 대표는 "정치연대를 1단계로 시작해 공동 경험을 쌓고 최종적으로 조직연합, 창당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결집하자"
물론 심 전 대표가 아무런 전제 없이 연합정치와 진보정당의 외연 확장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심 전 대표는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한 재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승자 독식 구조의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정치적 논의와 공동실천이 축적되면 조직적인 결합을 요구 받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패권이 관철됐는데, 진보진영이 적극적으로 정치연합의 공간을 혁신해 나가는 주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2012년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진보연합세력이 '1대1'로 맞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치와 비전을 적립해 가는 과정에서 모든 분들을 광범위하게 결집할 수 있다."
또 이날 심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외면하면 향후 진보신당이 민심의 바다로 갈 수 있겠느냐"며 경기도지사 후보직 사퇴 이유를 다시 한 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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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 전 대표는 "나의 결단이 당에 많은 충격과 혼란을 줬고, 나의 정치적 소신과는 별개로 당의 절차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은 분명히 잘못됐다"며 "징계 절차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심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국회의원 시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북받친 이후 공개석상에서 처음 보인 눈물이었다. 그만큼 심 전 대표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심 전 대표가 자신을 던져 지핀 '진보대연합의 불길'은 활활 타오를까? 그리고 진보신당의 '원투 펀치' 노회찬-심상정은 다시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오는 19일 열리는 진보신당의 전국위원회를 봐야 할 것 같다. 여기에서 6.2 지방선거 평가와 더불어 향후 진로에 대한 토론을 하기 때문이다.
진보신당과 진보정치 그리고 '노-심'은 지금 새로운 시험대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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