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중소상공업

한국지엠 관련 지난 대선 문재인후보 선대본의 입장 자료입니다.

이영철의 희망세상 2017. 11. 22. 10:15

큰 일이네요..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28일 대선과정에서 문재인후보 선거대책본부의 한국지엠관련 입장입니다.



오늘자 한 언론 기사입니다.


한국지엠 철수한다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된다

해마다 자동차 시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문이 한국지엠 철수설이다. 이 정도면 헛소문이라고 치부할 만한데, 점점 더 설득력이 커진다. 떠나든 떠나지 않든, 어떤 일이 생길지 한 번쯤은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크루즈 시승행사

[임유신의 업 앤 다운] 멀쩡하던 무엇인가가 없어지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문제만 일으키는 악의 축이 사라져서 축하할 일이 아닌 이상, 대부분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근근이 장사를 이어가던 작은 가게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보자. 사장은 손해를 보고, 종업원은 일자리를 잃고, 건물주는 임대료 받는 곳 하나가 없어지고, 손님들은 물건 살 곳이 사라진다.

 작은 가게 하나도 이럴진대, 규모가 큰 기업이 사라진다면 부정적인 효과는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미 IMF나 금융위기 때 큰 기업이 바람처럼 사라지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가 휘청거릴 정도로 후폭풍이 강하다.


지금 국내 자동차 시장도 한 기업이 철수하느냐 마느냐로 말이 많다. 대상은 한국지엠이다. 누군가는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철수는 기정사실이라고 주장하고, 한 편에서는 거대한 자동차 회사가 그렇게 쉽게 발을 빼겠냐는 반론을 제기한다.

2조 원에 이르는 누적적자, 국내 및 수출 물량 감소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 빈약한 신차 라인업, 메리 바라 GM 회장 취임 이후 세계 각 곳 공장 철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거부권 만료 등. 철수설은 여러 번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근거가 좀 더 확실해 보인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철수를 부인하는 쪽은 주로 한국지엠 측 의견이다. 한국 시장을 중시한다는 본사 임원의 의견, 생산·디자인·엔지니어링 허브 역할, (쉐보레만 놓고 보면) 내수 판매량 글로벌 톱5에 드는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든다. GM이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한 후에도 철수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왔었기 때문에 으레 반복되는 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산매각 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철수하더라도 당장은 힘들다는 의견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근거 없는 악의적인 소문이든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든 간에, 가장 좋은 결말은 한국지엠이 확실한 입지를 굳혀서 별 탈 없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기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철수설이 반복해서 흘러나오는 만큼, 대비 차원에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곰곰이 따져보는 일이 필요하다. 만약에 한국지엠이 철수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말은 비관적이어서 우는 자가 대부분이겠지만, 웃는 자도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다.

쉐보레 전시장

가장 먼저 웃는 자는 현대·기아차다. 한국지엠이 사라진다면 나머지 국산차 회사의 점유율이 올라간다. 동물의 세계는 의리를 지키는 듯 하면서도 냉혹하다. 동료가 죽었을 때 반응은 두 가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차가워진 동료의 옆을 지키는 경우, 또 하나는 으르렁거리며 자기의 배를 채우고자 동료의 사체를 먹어 치우는 경우다. 한국지엠이 가버리는 경우는 후자다.

그 중에서도 센 놈이 많이 가져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지엠의 연간 점유율은 7~9%대를 유지한다. 지난해에는 18만 대 남짓 팔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판매량은 11만여 대. 연간 판매가 대략 15만대라고 치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이 수치만큼 가져가게 된다.

가장 이득을 많이 보는 회사는 현대·기아차다. 한국지엠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게 분명하다. 경쟁 모델이 일부 겹치는 르노삼성자동차도 어느 정도 혜택을 본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티볼리와 쉐보레 트랙스가 경쟁 관계이지만, 트랙스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아서 얻는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

신임 카허카젬 사장

결국 현대·기아 독점이 심화한다. 그동안 한때 80%까지 치솟았던 현대·기아 점유율은 최근 50%대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비중은 높지만 절대적 독점은 깨졌다고 봐야 한다. 물론 수입차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국산차 경쟁 구도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 조금이나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나 싶었는데, 한국지엠이 빠지면 말짱 헛일이 된다.


수입차도 웃는 자 중 하나다. 한국지엠 생산 모델 중에서 수입차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모델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굳이 꼽자면 말리부 정도. 수입차와 경쟁 연관 관계가 적어 보이지만, 수입차가 득을 보는 이유는 현대·기아차나 르노삼성차를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 한국지엠 선호 층 때문이다. 특히 한국지엠 선호 층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들이 르노삼성차나 쌍용차로 가기도 하겠지만, 상당수는 수입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말리부

우는 자들은 한둘이 아니다. 발 하나라도 걸치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눈물을 흘린다고 보면 된다. 한국지엠의 연간 국내 생산량은 60만여만 대다. 매출은 10조 원이 넘는다. 한국지엠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 지역에만 한국지엠 관련 종사자가 30만 명이 넘는다.

인천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추산한다. 이 밖에도 창원, 군산공장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일순간에 사라진다면 그 빈자리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주변 상권 붕괴나 지역 경제력 약화 등 기업 철수 후 발생하는 일반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산차 선택권이 줄어든다. 수입차가 인기라지만 아직 대중차의 주류는 국산차다. 현대·기아차를 사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쉐보레나 르노삼성차, 쌍용차를 대안으로 여겨왔다. 그중에서도 업계 3위인 한국지엠이 그나마 선전했다. 대안인 세 브랜드 중 하나가 없어졌으니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현대·기아차를 사야 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진다.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한국지엠이 철수한다면 결국에는 관련 종사자나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된다. 그렇다면 GM 본사는 웃을까 울까? 앓던 이를 뽑았다고 좋아할까, 어쩔 수 없이 자식을 버린 죄책감에 눈물을 흘릴까? 이 부분만큼은 한국지엠이 철수하게 된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런 일은 생기지 말아야 하겠지만.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evo 한국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