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댁의 냉장고는 1년내내 안이 꽉~ 찬 체로 돌아가고 있지않나요? ^*^
오마이뉴스의 실제 주부의 이야기인데 냉장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옮겨왔습니다.
결혼 12년 차... 보석장식 양문형 냉장고를 꿈꾸다
결혼 12년 차 주부 홍현정씨는 어느 날인가부터 냉장고에 이상이 있음을 느꼈다. 냉장고 찬기가 약해지기 시작한 것. 며칠 지나니 그마저 더 약해져 냉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 내 신혼 혼수품 냉장고가 이렇게 수명을 다했구나'라는 아쉬움도 들고, 갑자기 돈 들어갈 일이 생겨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제품 팸플릿과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낡고 오래된 냉장고를 버리고 새 냉장고로 바꾼다는 사실에 설렘도 들었다.
"아~ 어떤 냉장고를 사볼까? 양문형으로 예쁜 무늬가 있는 것으로 사야겠지. 요즘에는 800리터짜리 대용량도 나왔는데 이왕 사는 거 큰 게 좋다는데 그걸 살까?"
무심히 보던 TV 속 냉장고 광고가 이젠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드디어 냉장고를 결정하고 인터넷, 백화점, 대리점에서 가격을 알아보니… 인터넷이 제일 싸다. 그런데 웬 걸, 가격을 알아보는 1주일 새 인터넷 가격이 몇만 원이 올랐다. 혹시 다음 주엔 다시 내려가려나? 초조함에 기다려 보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다음 주에는 거의 10만 원이 올랐다. 이런 낭패가….
이전에 본 가격이 있는데 10만 원 더 주고는 못 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기다리고 버티다 보니 어느덧 한 달 넘게 본의 아니게 냉장고 없이 살게 됐다.
냉장고 없으니 오히려 돈을 벌더라고요
냉장고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고 느꼈는데 예상과는 달리 살 만했다. 아니 오히려 더 나아진 점이 많았다. 시골에서 친정엄마가 보내신 채소 한 박스.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나서도 많은 양, 냉장고가 없다 보니 보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버리지 않고 다 먹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상추로 김치도 담고, 마늘쫑은 볶고 장아찌 만들고, 깻잎은 간장 양념해서 졸이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던 조리법까지 배워서 다양하게 반찬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그 많던 채소를 버리지 않고 다 먹었다.
그전에는 상추는 한 번 먹고 나서 나머지는 냉장고에 그냥 넣고 보관을 해버려 시간이 지나면 물러지고 상해서 버리는 일이 대다수였다. 다른 채소도 마찬가지. 그런데 오히려 냉장고가 없으니 열심히 만들어 먹어버리니까 쓰레기로 버리는 게 없어졌다. 미처 생각지 못한 의외의 결과였다.
냉동실에 있다가 1년이고 2년이고 나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던 들깨, 냉동실에서 꺼내놓으니 변하기 전에 뭔가 해먹어야 할 것 같아 궁리하다가 고소하게 살짝 볶아 멸치볶음에 넣으니 먹어본 사람들마다 고소하고 맛있다고 한다. 오호, 이 또한 냉장고가 없어서 발견한 조리법이다. 참깨가 참 비싼데 싼 들깨로 맛까지 낼 수 있다니.
이렇게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홍현정씨는 처음에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를 사야겠다던 결심에 변화가 생겼다.
"어? 이거 큰 냉장고가 전혀 필요없겠는 걸…. 당장 상하지 않도록 보관이 필요한 것만 넣을 최소한의 크기가 오히려 좋겠어. 냉장고가 크면 잔뜩 넣어놓고 일 년이 지나도 손길 한번 주지 않는 것들이 더 많잖아. 냉장고가 작으면 오히려 바로바로 해먹고 썩어서 버리는 일이 훨씬 줄겠는데."
그녀는 큰 냉장고를 사려던 처음 결심에서 200리터 살짝 넘는 정도의 작은 냉장고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냉장고가 없어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좁은 집에 떡 버티고 있던 500리터짜리 냉장고가 없으니 집이 어찌나 넓어 보이는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생긴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더 지난달 2만 4500원이던 전기요금이 이번 달에 1만 1310원이 나온 것이다. 전기요금이 확연히 줄어든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홍현정씨는 지금 작은 냉장고를 사는 것마저 차일피일 계속 미루면서 냉장고가 없는 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한 라디오 프로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손이 큰 시어머니는 뭐든 많이 사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그 결과 집에는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여기에 냉동고까지도 있지만 그 안은 늘 꽉 차 있었다. 어느 날, 보다 못한 며느리가 그날도 잔뜩 시장을 봐온 시어머니에게 던진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어머님 이거 냉장고에 넣었다 버릴까요? 지금 버릴까요?"
홍현정씨도 여느 주부들과 다르지 않게 냉장고를 꽉꽉 채우며 살아왔다. 그러던 그녀가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재무관리교육의 힘이 컸다. 소비를 부추기는 환경과 거기에 쉽게 동조할 수밖에 없는 소비심리를 배우고 나니 지금껏 얼마나 불필요하게 돈을 써 왔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아마도 재무관리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10만 원 올랐어도 바로 냉장고를 샀을 거예요. 한 번 더 생각하고 사자라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에 냉장고 없이 사는 용기를 낸 것이죠"
여성미래(www.womanfuture.or.kr) 재무상담센터에서는 재무상담사양성과정의 일환으로 돈을 행복하게 잘 쓰기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막상 소비를 줄인다고 하면 "내가 줄일 게 어디 있나", 혹은 "더 쓰고 싶지 줄이고 싶지는 않다"라고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많이 소비하는 것이 나의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니, 이전보다 더 적게 쓰지만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
지금보다 10% 소득을 늘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쓰는 것을 10% 줄이는 것은 같은 효과이지만 내가 맘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쓸 것도 모자란데 줄일 것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럴까? 홍현정씨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한 달째 냉장고 없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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